“더워서 길거리에서 속옷만 입고 피 흘리고 다니냐? 혼자 쌩쇼하셨군요. 차라리 그렇게 판결하지. CCTV며 정황 상 딱 성폭행범인데 어떻게 저런 판단을 한 것일까”
“저 판사 정신감정 받아야 한다. 아니 멀쩡한 사람도 많은데 어찌 저런 사람이 판사지?”
"판사가 피의자 변호사냐?"
“마음씨 좋은 법원. 사람 때려도 풀어주는 인정 많은 법원. 쓰레기로 가득찬 법원”
법원이 성폭행 미수범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24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지난 5일 저녁 초등학교 동창과 동창의 직장 상사 김모씨(37)와 함께 술을 마시다 밤 12시 넘어 술자리가 끝나 집으로 가려고 식당을 나섰다.
A씨는 김씨와 이날 처음 만났다. 김씨는 길거리에서 A씨를 뒤에서 껴안으며 배와 가슴을 주물렀고, A씨는 이를 피해 도망갔다. 6일 오전 2시17분 식당 앞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에서 확인된 내용이다.
도망친 A씨는 번화가를 벗어나 실개천 근처까지 달렸다. A씨는 “쫓아온 김씨가 나를 붙잡아 강둑의 흙바닥에 눕히고 팔꿈치로 목을 누른 채 ‘가만히 좀 있어’라며 온몸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상대방이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티셔츠를 벗기고, 가슴을 만지는 상황에서 몸을 비틀어 간신히 도망쳤다고 했다.
오전 2시50분쯤 A씨는 윗옷이 벗겨진 채 속옷 차림으로 경기 지역의 한 식당에 맨발로 뛰어들어가 “살려 달라”고 외쳤다. A씨의 속옷 끈 한쪽은 팔까지 내려와 있었고, 양쪽 무릎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온몸에는 크고 작은 생채기가 가득했다.
식당 주인은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성폭행을 시도하면서 옷을 벗기고 온몸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사건 다음 날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나는 성폭행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여자가 자꾸 도망가서 바닥에 눕혔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보고 지난 10일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튿날 김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담당 판사는 이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강간을 위한 상해인지 본인이 돌아다니다가 넘어져서 다친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며 “강간을 하려면 하의가 탈의돼야 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 “강간을 위해 옷을 벗겼는지 피해자가 취해 더워서 벗은 건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피의자의 방어권도 보호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 A씨는 한쪽 다리 신경이 마비됐고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씨의 어머니는 이 매체에 “딸을 병원에서 데리고 오는데 가해자가 풀려났다니 보복할까 두려워 병원도 안 가고 집 안에만 있으려 한다”고 말했다. A씨 가족은 청와대와 대법원에 김씨를 구속해 달라고 청원했다.
해당 판사는 지난해 12월에도 성폭행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적이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술에 취한 피해 여성이 차량 안에서 성폭행을 당하기 전 “이러지 말고 차라리 우리 가게에 가자”고 성폭행범을 달랜 것을 두고 이 판사는 “남자 입장에서는 착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같은 법원의 다른 판사는 영장을 발부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