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한 학교의 교감인 A씨는 지난 2013년 10월 오후 10시쯤 같은 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 B(여)씨에게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놀란 B씨는 몇 분 후 ”교육청에 신고하겠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A씨는 황급히 ”내가 샤워 중에 어린애가 잘못 전화기를 만졌네요. 용서바랍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B씨는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며 더 이상 응대하지 않았다.
A씨는 학교 이사회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지난해 7월 해임됐다. A씨는 바로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차행전)은 ”교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한 행위지만 고의나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해임처분은 징계기준을 벗어난 것이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음란 문자를 보낸 사건 전ㆍ후로 B씨에게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문자를 보낸 적이 없고, B씨도 실수로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자신의 환갑잔치에서 술을 마시던 중 여성 지인으로부터 온 카톡에 답장하다 실수로 음란 메시지를 보냈다는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A씨의 지인은 “10년 전 산악회 모임에서 A씨를 알게 돼 평소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경우에 따라 성적인 농담도 서로 불쾌감 없이 했다”는 사실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어 “교사로 임용된 이후 34년 이상 성실히 근무하며 징계 전력이 없고, 메시지를 보낼 당시 B씨와는 이미 함께 근무하지 않아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지위에도 있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