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올린이 :
보도 |
조회수: 1032 추천:73 |
2015-07-05 21:46:26 |
|
조선비즈---[북리뷰] 현대자동차를 말한다, 3세 승계는 포기해라~ |
[북리뷰] 현대자동차를 말한다
진상훈 기자
이메일caesar8199@chosunbiz.com
입력 : 2015.07.04 08:10
심정택 지음|알에이치코리아|292쪽|1만4000원
“정몽구 리더십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단, 3세 승계는 포기해라.”
사면초가에 직면한 현대자동차에 대한 저자의 결론적인 조언이다.
현대차는 지금 다중고(多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국 엔화까지 약세다.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땅 고가 매입 논란도 악재였다. 신기술에서도 이렇다 할 게 안 보인다.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은 우려할 수준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능력에 관한 한 저자의 시선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세계 자동차업체 최초로 만 60세가 넘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섰지만, 취임 10여년 만에 현대차를 세계 5위권의 자동차회사로 키운 공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 정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장자 의식’과 ‘지독한 열등감’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눠 분석한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첫째 아들 정몽필씨가 일찍 세상을 뜬 후 현대가의 실질적인 장자로 살아왔다. 강한 책임감과 희생 정신을 키운 덕에 현대차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은 뒤 빠른 속도로 회사를 키울 수 있었다고 저자는 풀이한다.
정 회장은 일찍부터 공부에는 별 뜻이 없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MIT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정몽준 전 의원, 연세대 국문학과 졸업 후 역시 미국 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등과는 달랐다. 거기서 오는 정 회장의 열등감이 그를 성과와 실적 중심주의자로 만들어 현대차의 빠른 성장 밑거름이 됐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정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준 반면, 최근 현대차그룹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냉정하다.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자동차 부품의 경쟁력은 한심한 수준이고, 나날이 발전하는 자동차시장의 신기술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서 합작법인을 운영 중인 베이징 기차와의 협력에 대해서도 자칫 핵심 역량만 빼앗기는 ‘바보짓’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저자가 가장 매섭게 칼을 들이대는 부분은 3세 승계에 따른 리스크다. 선친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은 2세 경영인으로서의 리더십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3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그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지분이 적은 정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 무리한 계열사 간 인수합병(M&A)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은 사업 경쟁력을 뺏아갈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다. 또 고 정주영 회장 밑에서 젊은 시절부터 많은 성과를 보여준 정몽구 회장에 비해 정의선 부회장은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다고 비판한다.
재미있는 것은 현대차의 3세 승계를 비판하기 위해, 삼성그룹 승계 과정의 문제점을 길게 다뤘다는 점이다. 저자는 올 초 ‘삼성의 몰락’이란 책을 통해 삼성의 기업 문화와 경영권 승계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그는 오너 일가가 경영권 넘겨주기에만 급급해 회사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불필요한 데 너무 큰 비용을 치르게 되면서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나 현대차가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밖에 현대차그룹의 성장 과정과 현재 그룹의 실세 노릇을 하는 핵심 인력들,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와 기술 트렌드 같은 것들도 자세히 설명한다. 정 회장의 여러 일화도 재미난 읽을거리다.
오너의 기업 경영에 대해서는 찬반론이 맞선다. 책임 경영을 이유로 오너 경영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도 3세까지 계속되는 경영 승계는 또 다른 문제다. 기업 승계의 폐해를 거세게 비난하는 저자의 시각이 입장에 따라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
|
|
|
추천하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