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신노년층,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다. 이들의 인생 2막을 지원하고 있는 서비스 프로그램은 얼마나 있을까. <울산저널>이 다른 지역 사례를 알아봤다.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경로당, 노인회관 어색한 ‘낀 세대’ 위한 서비스
5060 특성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 ‘고심’
경로당 코디네이터, 도농연계 활동 등 ‘눈길’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서울이모작센터)는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된 5060 베이비부머 세대(55~63년생)를 위해 서울시가 지원하고 있는 서비스 센터다.
서울시는 노년층의 낀 세대인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문화 복지시설이 서울에 전무하다는데 착안해 2013년 서울이모작센터를 만들었다. 서울이모작센터 관계자는 “노년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노인종합복지관은 60세 이상만 이용 가능하고, 경로당은 65세 이상으로 이용이 제한돼 있다. 서울시의 어르신 정책들도 대부분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이모작센터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맞춤형 복지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이모작센터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 제공, 재취업.창업 지원, 재능기부 기회 제공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는 경로당 코디네이터, 요가 도스트 양성, 이모작 마을콘서트, 사회적 경제학교, 부부행복학교, 시니어-마을로의 귀환 등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이 많다.
경로당 코디네이터는 서울이모작센터가 자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경로당 코디네이터는 명칭 그대로 경로당의 특성을 분석해 해당 경로당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 실현하는 역할을 한다. 경로당 코디네이터는 기본교육을 이수한 후 각 경로당에 배정되며, 이들은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활동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미술활동을 하거나 어르신이 동네환경 지키미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의 역할을 했다. 한 코디네이터는 “어르신들과 함께 하면서 이분들이 무한한 가능성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며 “코디네이터들은 경로당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이모작센터는 도농 교류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도농 교류사업의 일환인 ‘도농일자리’는 지난해 서울 근교 일손이 필요한 농장들에 시니어를 연계해 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도농일자리 사업은 농협이나 청송군 등 지자체나 규모가 있는 기관과 협업을 통해 대규모로 추진됐다. 지역도 서울근교 뿐 아니라 먼 지역으로까지 확장됐다. 서울이모작센터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도시와 농촌이 모두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며 “퇴직 후 귀농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사업은 농촌 사전탐방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 외에도 ‘시니어, 마을로의 귀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들은 주민 중심 마을생태계 조성 사업의 업무를 지원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재무상담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요가 도스트 양성 프로그램의 경우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 서울이모작센터가 면접을 통해 이용자를 선발하기도 한다. 서울센터 관계자는 “요가 도스트 프로그램은 이용자들이 요가를 배워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서울이모작센터는 대상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할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이모작센터 관계자는 “처음에는 경비원, 바리스타, 조경관리, 조사원, 주차관리원 등으로 재취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개설했었다. 그런데 그 분들의 특성을 정확하게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득과 지식수준 별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고 했다.
베이비부머를 위한 프로그램이 실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적 활동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서울이모작센터가 풀어야할 과제다. 서울이모작센터 관계자는 “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단순히 교육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아 아쉽다”며 “시스템 개편을 앞두고 이 부분을 보완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이모작센터는 재취업 알선 시 직업군 다양화도 더 노력해야 할 점으로 꼽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재취업 알선도 하고 있지만, 아직 배달원, 경비, 가사 도우미 등으로 한정된 직업군에 재취업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 군을 다양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이모작센터 등은 베이비부머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센터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단순히 서비스를 지원받는 대상이 아니라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이들”이라며 “이들을 보다 자원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따라서 베이비부머를 지원하는 기관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이모작센터를 사단법인 ‘희망도레미’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연 10억 원 정도를 지원한다. 울산시 북구 이음센터는 1년에 1억 6천만 원 정도를 울산시 북구로부터 지원받아 운영돼 왔다. 울산시 북구 이음센터는 지난 8월 운영이 종료됐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전직지원서비스
“지자체가 퇴직이후 삶 도와주는 건 좋은 예”
재취업 직업군 다양화와 장기 안정성 확보는 풀어야할 숙제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희망센터) 전직지원서비스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운영되는 몇 안 되는 퇴직자 서비스 중 하나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전직지원서비스는 전직을 원하는 모든 퇴직근로자에게 취업.창업지원 서비스로, 매년 정부에서 93원 정도를 지원받아 운영된다. 지역 센터의 경우 상황에 따라 시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 노사발전재단은 1:1 맞춤 재취업 컨설팅, 구인구직 알선서비스, 개인취업활동 공간, 재취업.창업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지난 9월 초까지 서울, 강남, 부산, 대구, 인천, 경기, 전북, 강원, 제주 등 9개 지역에서 센터운영을 해 왔다. 울산에서는 부산센터 울산사무소 형태로 운영해왔으나, 오는 11월 울산센터 개소식을 한다.
김혜은 울산센터 소장은 “40대 이상의 분들이 퇴직하시면 남감 해 하신다. 무료구인광고를 보는 것이 구직활동의 전부일 정도로 정보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희망센터는 1대 1 컨설팅과 교육을 통해 취업 일자리를 찾는 법, 이력서 쓰는 법, 면접 팁 등을 무료로 알려드리고 있다. MBTI 등과 같은 전문적인 상담도 실시한다”고 했다.
희망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센터 이용자의 평균 30% 정도가 재취업에 성공한다.
희망센터도 취업군의 다양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희망센터 관계자는 “희망센터에는 대기업에서 일하다 퇴직하신 분들도 많이 오는데, 재취업을 할 때는 경력을 살린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경비나 단순노무를 하는 곳으로 재취업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입을 뽑으려 하지, 중장년은 잘 안 뽑으려 한다”며 “기업들이 중장년들의 일자리에 대한 철학을 가지거나, 정부가 퇴직자를 위한 제도를 섬세하게 정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혜은 소장도 “중장년 재취업 문제 해결에 기업들이 동참하려는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 기업체들에 희망센터 사업이 많이 홍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노사발전재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통해 2006년 설립됐다. 기존의 대립과 갈등, 정부 중심의 노사관계를 벗어나 급변하는 노동지형에 맞춰 노동자의 복지를 중심에 놓고 다양한 정책개발 사업에 나선다는 것이 주요 설립취지다. 하지만 설립당시 일부 노동계에서는 이 사업을 “노사야합 뒷거래의 산물”이라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 은퇴설계 전문가는 “노사발전재단은 설립 초기 비판받기도 했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퇴직자 서비스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기관”이라며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인 만큼 공공성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사례_ 포스코 ‘그린라이프 디자인’
국내 최초 퇴직예정직원 재취업 교육 실시
포스코는 2001년 정년퇴직자 대상 인생재설계 프로그램 ‘그린라이프 서비스’를 실시해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기업 중 재직하고 있는 정년퇴직 예정 직원을 대상으로 재취업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다. 포스코는 퇴직 예정자가 1년간 특별휴직을 하면서 회사가 경비를 전액 지원하는 ‘그린라이프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김창선 좋은일자리 만들기 대표는 “정년퇴직 예정자를 위해 1년이란 긴 준비 기간을 주자는 생각은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며 “이 제도는 포스코의 인사 적체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줬다”고 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2006년 ‘그린라이프 서비스’ 교육기간을 1년에서 9개월로, 6개월로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2009년엔 프로그램 명칭을 ‘그린 라이프 디자인’으로 변경하고, 프로그램을 집단교육(8일)과 e러닝, 개인 맞춤형 컨설팅 과정으로 개편했다. 2014년엔 해당 서비스 대상자를 50세 이상 전 직원으로 확대했고, 2015년엔 새로 출범한 포스코 교육전문법인 포스코인재창조원에 서비스를 일괄 위탁운영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과거엔 재취업교육이 강당 같은 공간에 모여서 진행됐는데, 지금은 e-러닝 등으로 대체된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1년이었던 교육기간이 3개월로 축소가 됐지만, 오히려 효율성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교육의 효과가 기간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현재 그린라이프 디자인의 일환으로 주임.파트장 대상 은퇴 후 인생2막 설계 교육, 정년퇴직 직원 중소기업 재취업 지원, 은퇴 후 전원생활을 고려한 친환경 영농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선 대표는 “퇴직자가 재취업을 해도 몇 년 더 할 수 있겠는가”라며 “기업은 재취업 지원 뿐 아니라 생애 전체를 고려한 종합적인 지원.교육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기업의 재취업 지원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인사권, 고용권을 보내라고 하면 대기업 외부 사람들의 기회는 박탈될 수 있다. 중소기업 재취업 지원 보다는 퇴직자에게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형태의 자회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기사제휴=울산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