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열풍이 전 세계를 뒤덮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모델3의 본격적인 출고 시점이 2년 정도 남은 만큼, 완성차 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해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의 주문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첫 공개한 이후 2주 만인 지난 14일 40만대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31만9680대)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모델3 인기가 테슬라와 업계의 애초 관망치를 넘어 치솟기 시작하자,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인 완성차 업체들의 대응은 분주해졌다. 특히 완성차 업계는 테슬라의 현재 연간 전기차 생산량이 8만5000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양산과 고객 인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틈새를 이용해 시장 주도권을 넘겨받는다는 전략이다. 또한 완성차 업계는 주문량이 몰리면서 테슬라사의 늦은 출고 시점과 생산 및 운송 능력의 한계를 지목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이 쏟아져 양산과 고객 인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내년 말부터 고객에 인도하겠다는 테슬라의 계획과 달리, 본격적인 인도는 내후년인 2018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관측이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중국 등 해외 물량에 대한 인도 시점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한계를 노리고 시장 선점을 위해 전기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 하반기 해외 출시를 목표로 유럽 현지용 차량을 시험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모델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현재 시판 중인 동급 전기차들과 비교하면 주행능력과 편의사양 면에서 우위에 있어 충분한 선봉장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는 이어 모델3가 해외에 본격적으로 퍼질 2018년경에 맞춰 300㎞ 이상 달리는 차세대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1종을 개발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수정해 4종을 더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현지에서 모델3 인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6일 미국 미시간주 워렌공장에서 급히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예상보다 높은 재원으로 공개한 모델3에 맞설 볼트EV에 대한 잠재 성능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GM 엔지니어들은 이 자리에서 올해 말 출시할 볼트EV의 실제 주행거리는 CES 2016 당시 발표치보다 높은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달부터 볼트EV의 생산에 돌입한 GM은 하루라도 빨리 출고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현대차와 GM과 달리 모델3와 속도를 맞추거나 모델3에 대한 시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업체도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그룹)의 CEO인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최근 모델3의 출고 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만일 엘론 머스크가 이를 완벽히 수행함으로써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모델3의 라이벌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포드는 2020년을 목표로 45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를 13종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포드는 작년 말 전기차 부분의 엔지니어 120명을 추가 고용했고, 미국 미시간주의 경제개발공사와 함께 미시간대학교 내 900만달러 규모의 배터리 연구소 설립을 발표했다.
이밖에 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출시 시점을 2018~2019년으로 정하고 주행거리 500㎞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여 단번에 모델3를 제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