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여도 야도 눈물·분노… 정부 질타 한목소리입력:2014.05.15 03:31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14일 세월호 참사 현안보고에서 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눈물과 분노로 정부를 강력 질타했다. 여성 의원들은 질의 과정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거나 울먹였다. 이례적으로 여당 중진 의원들까지 나서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비판했다.
강 장관은 “해군과 해경, 인근 어선 등이 구조 활동을 실시했지만 결과적으로 초기 대응이 잘못돼 많은 인명이 희생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사퇴 요구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사퇴 의사는 아직 없다”고 말해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강 장관은 현안보고 내내 고개를 숙였지만 주요 사안마다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해 비난을 자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은 “더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강 장관의 말에 “어떻게 그런 뻔뻔한 답변을 할 수 있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의 표명을 하겠느냐”고 다그쳤다. 강 장관이 머뭇거리자 이번에는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끼어들어 “정신 차려, 네가 다 죄인이야, ‘죄송하다’고 해야지”라며 호통을 쳤다. 서 의원은 “장관은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오늘 당장 사퇴하라”면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서 의원은 ‘세월호 참회 특별법’을 발의해 입법권이 있는 특위를 구성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국가재난체계 혁신 방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중진 이재오 의원도 사건 발생 후 청와대 보고 시간을 따져 물으며 “행정부의 수반은 대통령인데 청와대 보고까지 한 시간이 걸리고, 사건 두 시간이 지나서도 안전하다고 보고하는데 이걸 정부라고 할 수 있느냐”고 격노했다. 같은 당 황영철 의원은 “안전행정부는 행동하지 않는 부가 됐다”며 “‘국민안전 포기 안행부’로 이름을 바꾸라”고 꼬집었다.
여성 의원들은 질의 도중 눈물을 훔쳤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은 “어느 한 군데 제대로 된 곳이 없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소방방재청 119 상황실과 목포 해양경찰청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질문 내내 울먹였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사고 직후 강 장관이 경찰학교 행사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꺼내들고 호통을 쳤다. 새정치연합 이찬열 의원은 “(정부가) 중앙재난상황을 발표하고 한 시간가량 사이에 강 장관은 경찰학교 행사에서 ‘파이팅’을 했다. 그 시각 진도에서는 배가 거의 다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